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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N 5곳, 한 곳은 가격표가 아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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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파이프 중 네 개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고 가장 굵은 파이프 하나에만 물음표가 붙어 있는 모습을 표현한 일러스트

어제(2026년 9월 24일) 앤스로픽이 아카마이랑 7년짜리 클라우드 계약을 맺었습니다. 금액은 116억 달러 — 우리 돈으로 약 16조원입니다. 그런데 정작 아카마이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CDN 요금은 숫자 하나 나오지 않습니다. 반면 클라우드플레어는 무료 플랜만으로도 대역폭이 “무제한”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써 둡니다. 같은 업종인데 한쪽은 가격을 아예 안 알려주고, 한쪽은 공짜로 무제한을 준다고 합니다 — 뭐가 진짜일까요.

이 글은 이런 분을 위해 썼습니다.

서비스 트래픽이 늘면서 처음으로 CDN 요금표를 열어본 개발자, AWS만 쓰다가 청구서에서 “데이터 전송(Data Transfer Out)” 항목이 갑자기 커진 걸 본 분, 그리고 “CDN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생각했다가 이번 아카마이 계약 뉴스를 보고 궁금해진 분입니다.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은 웹사이트나 앱의 파일을 전 세계 서버에 미리 복사해 뒀다가,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내려주는 서비스입니다. 이미지·동영상·API 응답이 여기를 거쳐 나가기 때문에, 트래픽이 조금만 늘어도 청구서에 바로 반영됩니다. 이 글은 CDN 5곳 — 클라우드플레어, AWS 클라우드프론트, 패스틀리, 구글 클라우드 CDN, 아카마이 — 의 요금을 2026년 9월 25일 기준 각 사 공식 가격 페이지로 직접 확인해 한 줄에 세운 것입니다. 확인하지 못한 숫자는 마지막에 따로 모아 뒀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다섯 곳은 이렇습니다.

이미 GPU 클라우드를 써 본 분이라면 지난 GPU 대여 5곳 비교 글에서 봤던 “같은 서비스인데 회사마다 계산 단위가 다르다”는 패턴이 CDN에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오늘 앤스로픽-아카마이 계약이 보여주는 것

먼저 오늘 이 글을 쓰게 만든 그 뉴스부터 짚고 갑니다. 앤스로픽은 아카마이와 7년간 116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었습니다(아카마이 공식 발표 기준). 계약이 확장되면 최대 90억 달러가 더 붙어서, 전체 규모가 200억 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목적은 앤스로픽의 늘어나는 연산(CPU 워크로드) 수요를 아카마이의 분산 클라우드 인프라로 받쳐주는 것입니다.

숫자만 큰 게 아니라 구조도 특이합니다. 아카마이는 앤스로픽에게 자사 주식을 최대 5%까지 받을 수 있는 워런트(정해진 조건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줬습니다. 이번 116억 달러 계약만으로도 약 2%가 확정될 예정입니다. 돈을 받는 쪽(아카마이)이 오히려 고객(앤스로픽)에게 지분을 내준 셈이라, 발표 당일 아카마이 주가가 15~17% 뛰었습니다. 아카마이는 이 계약을 위해 올해 설비투자를 17억 달러 늘려 메모리 같은 핵심 부품을 미리 확보하기로 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여기서 초심자가 알아둘 점은 하나입니다 — 이 계약은 우리가 흔히 쓰는 “동영상 CDN”이 아니라 아카마이의 클라우드 컴퓨팅(옛 리노드 기반 Akamai Cloud) 쪽 계약입니다. 그래도 이 뉴스가 CDN 다섯 곳 비교에 의미가 있는 이유는, AI 회사들의 추론 트래픽이 커지면서 전 세계에 낮은 지연으로 데이터를 뿌려야 하는 엣지 인프라 업체들 전체가 새로운 대형 고객을 얻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볼 다섯 곳 모두 이 흐름 위에 있습니다 — 다만 가격을 공개하는 방식은 정반대입니다.

다섯 곳 청구서부터 한 줄로

매달 무료 제공량북미·유럽 GB당 요금요청당 요금가격 공개
클라우드플레어무료 플랜부터 대역폭 정액 없음별도 청구 없음(무료 플랜 CDN 기준)별도 청구 없음공개(플랜별 고정)
AWS 클라우드프론트1TB$0.085(첫 9TB 구간)$0.01 / 1만 건 안팎(리전별 상이)공개(계단식 표)
패스틀리100GB + 요청 100만 건북미 $0.12 · 유럽 $0.08$0.01 / 1만 건(1~100만 건 구간)공개(종량제 표)
구글 클라우드 CDN없음(사용량 전부 청구)$0.08 / GiB(첫 10TiB, 캐시 이그레스 기준)캐시 조회 $0.0075 / 1만 건공개(리전·구간별 표)
아카마이비공개비공개(계약마다 다름)비공개비공개 — 영업팀 협상

표에서 바로 보이는 게 있습니다. 넷은 가격을 공식 페이지에 숫자로 박아 뒀는데, 아카마이만 “얼마나 쓸 건지 말해주면 견적을 드리겠다” 방식입니다. 오늘 앤스로픽 계약처럼 수백억 달러 규모 고객도 있고, 소규모 계약은 그보다 훨씬 단가가 높게 잡히는 경우가 흔합니다 — 즉 아카마이 요금은 “내가 어느 정도 규모인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구조라, 공식 숫자 없이 남의 계약 사례를 그대로 대입하면 오히려 오판하기 쉽습니다.

클라우드플레어 — “무제한”인데 조건이 있습니다

클라우드플레어 무료 플랜은 CDN이 기본 포함이고, 공식 페이지에 대역폭 상한이나 GB당 요금이 없습니다. Pro는 월 2025달러, Business는 월 200250달러(연간 결제 시 더 저렴), Enterprise는 영업팀과 협의하는 정액 구조입니다 — 여기까지는 “쓴 만큼 내는” 다른 넷과 확실히 다릅니다.

다만 초심자가 놓치기 쉬운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클라우드플레어 서비스 약관은 CDN을 “동영상이나 대용량 파일 배포, 스토리지 대체 서비스로 주로 사용하는 것”은 상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정확한 GB 상한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웹사이트·이미지·API 트래픽 범위를 넘어서는 대용량 스트리밍 용도로 쓰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무제한”이라는 말과 “뭘 올려도 상관없다”는 말은 다릅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자체 스토리지 서비스(R2)에도 이그레스(나가는 데이터) 요금을 아예 받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어, “CDN 요금표 자체가 짧다”는 게 이 회사 전체의 방향성입니다. 다른 넷이 “대역폭 얼마”를 상품의 핵심으로 파는 것과 달리, 클라우드플레어는 대역폭을 거의 공짜로 두고 방화벽·봇 차단·Workers(엣지에서 코드를 직접 돌리는 서비스) 같은 부가 기능에서 요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순수 CDN”만 필요한 사용자에게는 가장 저렴하지만, 세세한 캐시 제어나 대용량 스트리밍 전용 기능이 필요하면 오히려 선택지가 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AWS 클라우드프론트 — 처음 1TB는 공짜, 그다음부터 계단식

클라우드프론트는 매달 1TB까지 무료입니다. 그 이후는 지역별로, 그리고 사용량 구간별로 요금이 계단식으로 내려갑니다. 미국·캐나다·멕시코·유럽 기준으로 첫 9TB(1TB 무료분 다음 구간)는 GB당 0.085달러, 그다음 40TB는 0.080달러, 이후 구간은 100TB당 0.060달러, 350TB부터 0.040달러 순으로 계속 낮아져 대량 구간에서는 GB당 0.020달러까지 내려갑니다.

지역 차이도 뚜렷합니다. 같은 첫 구간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은 GB당 0.12달러, 인도는 0.109달러, 남미는 0.110달러, 아프리카는 0.140달러입니다 — 미국·유럽보다 최대 65% 더 비쌉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며 사용자 대부분이 국내나 아시아권이라면, 실제 청구서는 표에 적은 “북미·유럽 요금”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는 뜻입니다.

패스틀리 — 대역폭보다 요청 수를 더 신경 써야 하는 곳

패스틀리는 매달 대역폭 100GB와 요청 100만 건까지 무료입니다. 그 이후로는 북미 GB당 0.12달러, 유럽 GB당 0.08달러가 붙고, 여기에 별도로 요청 1만 건당 0.01달러 안팎이 추가됩니다(아시아·태평양·남미는 요청당 요금이 더 높습니다).

여기서 다른 넷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 파일 하나당 용량이 작고 요청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서비스(썸네일 대량 서빙, API 프록시, 봇 트래픽이 많은 사이트)라면 대역폭보다 요청 요금이 청구서를 더 크게 움직입니다. 반대로 동영상처럼 파일 하나가 크고 요청 수는 적은 서비스라면 대역폭 쪽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같은 “GB당 얼마”만 보고 비교하면 이 차이를 놓치기 쉽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CDN — 단위부터 다릅니다 (GB가 아니라 GiB)

구글 클라우드 CDN은 무료 제공량 자체가 없고 쓴 만큼 전부 청구합니다. 북미·유럽 기준 캐시 이그레스(캐시에 저장된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내보내는 트래픽) 요금은 첫 10TiB까지 GiB당 0.08달러이고, 사용량이 1,000TiB를 넘으면 GiB당 0.02달러까지 내려갑니다. 여기에 오리진(원본 서버)에서 캐시로 데이터를 채우는 캐시 필(fill) 요금이 GiB당 약 0.01달러 별도로 붙고, 캐시 조회(lookup) 요청도 1만 건당 0.0075달러가 청구됩니다.

GiB(기비바이트)는 GB(기가바이트)보다 약 7.4% 더 큰 단위입니다(1GiB = 1.074GB). 다른 넷이 쓰는 “GB당 요금”과 구글의 “GiB당 요금”을 숫자만 보고 그대로 비교하면 실제로는 구글 쪽이 살짝 더 싸 보이게 착시가 생깁니다 — 정확히 비교하려면 GiB 요금에 1.074를 곱해 GB 기준으로 맞춘 뒤 비교해야 합니다.

아카마이 — 협상 테이블에만 있는 가격표

아카마이는 다섯 곳 중 유일하게 자체 서비스 가입(self-serve) 페이지에 요금표가 없습니다. 계약 규모, 기간, 트래픽이 몰리는 지역에 따라 매번 영업팀과 개별 협상합니다. 위에서 본 앤스로픽 계약(7년 116억 달러, 확장 시 200억 달러)이 이 회사가 다루는 계약 규모의 한 사례입니다 — 이 정도 대형 고객부터 훨씬 작은 규모의 일반 기업까지 전부 각자 다른 단가로 계약을 맺습니다.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게 반드시 “더 비싸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카마이는 CDN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로, 자사 증권 공시 자료 기준 전 세계 130개국·약 700개 도시에 4,300개 이상의 엣지 접속점(PoP)을 운영하고 약 1,200개 네트워크 파트너와 연결돼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네트워크는 대량 트래픽·다지역 서비스에서 협상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팀 입장에서는 “일단 물어봐야 안다”는 것 자체가 진입장벽입니다 — 이 글에서 비교하는 다섯 곳 중 견적조차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곳은 아카마이뿐입니다. 오늘 앤스로픽처럼 연간 수십억 달러 단위를 쓰는 고객이라면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단가를 받아낼 수 있지만, 월 수백 GB 수준의 소규모 서비스가 같은 협상 테이블에서 얻을 수 있는 단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시아·한국 리전이 왜 더 비싼가

CDN 요금이 지역마다 다른 이유는 단순합니다. 미국·유럽은 오래전부터 인터넷 회선과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있어 회선 임대 비용(피어링·트랜짓 비용)이 낮고, 아시아·남미·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회선망이 얇아 같은 트래픽을 실어 나르는 데 더 비용이 듭니다. 클라우드프론트 아시아 요금(GB당 0.12달러)이 미국·유럽(0.085달러)보다 41% 높은 것도, 패스틀리가 아시아·남미에 별도 요청 요금을 매기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이 지역 차이를 반드시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공식 가격 페이지 맨 위에 적힌 “북미·유럽 기준” 숫자만 보고 예산을 짰다가, 실제 사용자가 대부분 국내·아시아권이라 청구서가 예상보다 30~40% 높게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지역 차이가 생기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바다 밑에 깔린 해저 케이블입니다. 미국-유럽 구간은 대서양 횡단 케이블이 수십 년에 걸쳐 촘촘하게 깔려 있어 회선 용량이 남아돌고 임대료도 낮습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은 태평양 횡단 케이블 자체의 절대 수가 적고, 그마저도 여러 나라가 나눠 써야 해서 같은 용량을 확보하는 비용이 더 듭니다. CDN 회사 입장에서는 이 회선 임대 비용(피어링·트랜짓 비용)을 그대로 지역별 요금에 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 “아시아라서 비싸다”가 아니라 “아시아로 가는 파이프 자체가 더 비싸다”가 정확한 설명입니다.

매달 5테라바이트를 내보낸다면 — 대역폭만 계산해보면

표와 설명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오니, 같은 조건으로 실제 청구서를 계산해 봤습니다. 매달 미국·유럽 사용자에게 5,000GB(5TB)를 내보내는 서비스라고 가정하고, 요청 요금은 빼고 순수 대역폭(데이터 전송)만 비교합니다.

CDN 5곳 중 같은 5TB인데 클라우드플레어는 사실상 0원, 패스틀리는 약 588달러까지 벌어집니다. 물론 이건 대역폭만 놓고 본 것이고, 실제로는 클라우드플레어도 어느 규모 이상이면 Business·Enterprise로 올라가야 하고, 패스틀리·구글 클라우드는 요청 요금이 추가로 붙습니다 — 그래도 “같은 트래픽인데 방식 자체가 이렇게 다르다”는 감을 잡기에는 충분합니다.

트래픽이 훨씬 커지면 순위가 또 바뀝니다. 클라우드프론트는 50TB를 넘기면 구간별로 GB당 0.080달러 → 0.060달러로 계속 낮아지기 때문에, 대량 트래픽에서는 표에 적은 “$0.085” 하나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비용을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대량 트래픽을 계획 중이라면 꼭 각 사의 구간별(tiered) 요금표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캐시 히트율이 청구서를 얼마나 바꾸는지

지금까지 계산은 전부 “엣지 서버가 사용자에게 내보내는 트래픽(이그레스)” 기준입니다. 그런데 이 트래픽이 전부 캐시에서 바로 나가는 건 아닙니다. 엣지 서버에 아직 없는 콘텐츠는 오리진(원본 서버)까지 가서 가져와야 하고, 이 과정에도 별도 요금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 구글 클라우드 CDN의 “캐시 필(fill)” 요금이 대표적입니다.

캐시 히트율(요청 100건 중 캐시에서 바로 처리된 비율)이 90%인 서비스와 50%인 서비스는 같은 사용자 트래픽이라도 오리진 서버 부하와 캐시 필 요금이 완전히 다릅니다. 히트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엣지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오리진까지 왕복하는 요청이 많다”는 뜻이라, CDN을 쓰는 의미 자체가 줄어듭니다.

히트율을 낮추는 흔한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캐시 유효 기간(TTL)을 너무 짧게 잡아서 콘텐츠가 자주 만료되는 경우, 다른 하나는 URL에 세션 값이나 타임스탬프 같은 매번 바뀌는 파라미터가 붙어 있어 CDN이 “다른 콘텐츠”로 오인하는 경우입니다. 다섯 곳 모두 대시보드에서 히트율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므로, 요금표를 보기 전에 지금 운영 중인 서비스의 히트율부터 확인해 보는 쪽이 실제 절감 효과가 더 큰 경우가 많습니다.

완전 초심자를 위한 용어 5개

상황별로 고르면 이렇습니다

개인 블로그·사이드 프로젝트라면 클라우드플레어 무료 플랜이 가장 확실한 선택입니다. 트래픽이 갑자기 늘어도 대역폭 청구서 걱정이 없고, DNS·기본 보안까지 같이 딸려 옵니다. 다만 위에서 본 대로 동영상 스트리밍처럼 대용량 파일을 계속 뿌리는 용도로는 애초에 상정된 사용처가 아닙니다.

예산을 미리 예측하고 싶은 소규모 서비스라면 AWS 클라우드프론트가 낫습니다. 구간별 요금표가 공개돼 있어 트래픽 예상치만 있으면 월 청구서를 미리 계산할 수 있고, 이미 다른 AWS 서비스를 쓰고 있다면 계정·결제를 하나로 합칠 수 있습니다.

API 응답이나 작은 이미지처럼 요청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서비스라면 패스틀리의 요청 기반 요금 구조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대역폭만 보고 “싸다”고 판단했다가 요청 요금에서 예상보다 청구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미 구글 클라우드로 인프라를 운영 중인 팀이라면 구글 클라우드 CDN이 콘솔과 결제를 하나로 묶어 관리가 편합니다. 다만 GiB 단위 표기를 GB로 착각하지 않도록 계산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 대량 트래픽을 뿌려야 하는 대형 서비스라면 아카마이 쪽 견적을 받아볼 만합니다. 다만 가격이 공개돼 있지 않으므로, 최소 두세 곳 이상 견적을 비교해야 협상력이 생깁니다. 이런 대형 계약의 협상 구조는 이 블로그의 AI 게이트웨이 비교 글에서 다룬 “대량 트래픽일수록 정가표보다 협상 여지가 커진다”는 패턴과도 이어집니다.

콘텐츠만 내려주는 게 아니라 엣지에서 코드나 AI 모델까지 직접 돌리고 싶은 팀이라면 CDN 요금표만 볼 게 아니라 각 사의 엣지 컴퓨팅 상품(클라우드플레어 Workers, 패스틀리 Compute, 구글 클라우드의 Cloud Run 연동 등)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오늘 앤스로픽-아카마이 계약이 보여주듯, CDN 회사들은 이제 “파일을 빠르게 내려주는 곳”에서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연산까지 처리하는 곳”으로 상품 구조를 넓히는 중입니다. 단순 트래픽 비교표만으로는 이 흐름까지 담기 어려우니, 엣지 연산이 필요하다면 별도로 각 사 문서를 확인하는 걸 권합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들

첫째, 클라우드플레어가 “대용량 파일 배포” 판단을 실제로 어느 시점(GB 수치)에 적용하는지는 공식 문서에 구체적인 숫자로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약관에는 정성적인 설명만 있고, 실제 제재 여부는 사안별로 판단한다고 돼 있습니다.

둘째, 패스틀리의 아시아·태평양·남미 GB당 대역폭 요금은 이번 조사에서 북미·유럽만큼 명확한 공식 숫자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요청 요금(아시아·태평양·남미·호주뉴질랜드 1만 건당 0.009달러, 한국·인도·아프리카 1만 건당 0.016달러)은 확인했지만, 대역폭 쪽 지역별 정확한 단가는 견적 문의가 필요했습니다.

셋째, 아카마이의 실제 계약 단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공개된 자체 가격 페이지가 없어, 소개한 앤스로픽 계약처럼 규모·조건이 확인된 공식 사례 외에는 신뢰할 만한 숫자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카마이가 대략 GB당 얼마”라는 추정치는 여러 후기·비교 사이트에 떠돌지만, 전부 공식 출처가 아니라 이 글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넷째, AWS 클라우드프론트의 요청(HTTP/HTTPS request) 단가는 이번 조사에서 지역·프로토콜별로 세분화된 공식 숫자를 확실하게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대역폭 요금만큼 문서가 명확하지 않았고, 여러 출처마다 제시하는 숫자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래서 위 “매달 5테라바이트” 계산에도 요청 요금은 일부러 넣지 않았습니다 — 실제 청구서에는 요청 요금이 소액이나마 추가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가격은 오늘도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숫자는 전부 2026년 9월 25일 각 사 공식 가격 페이지 기준이며, 실제 계약이나 배포 전에는 해당 시점의 공식 페이지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 트래픽이 커질수록 CDN 5곳의 청구서는 “GB당 얼마”라는 한 줄로 요약되지 않습니다. 무료 제공량, 지역별 단가, 요청 요금, 단위(GB냐 GiB냐), 그리고 애초에 가격을 공개하느냐까지 — 다섯 곳이 전부 다른 지점에서 갈립니다. 지금 서비스가 어느 구간에 있는지부터 먼저 확인하고, 이 글에 정리한 표를 각자의 트래픽 패턴에 대입해 보는 쪽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쓰게 만든 116억 달러짜리 계약을 다시 떠올려 보면, CDN·엣지 인프라는 더 이상 “웹사이트를 조금 빠르게 만드는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취급받고 있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합니다. 지금 당장은 월 수 GB를 쓰는 개인 프로젝트라도, 서비스가 커지는 방향이 AI 기능을 붙이는 쪽이라면 오늘 정리한 다섯 곳의 요금 구조를 미리 알아 두는 게 나중에 청구서를 받고 놀라는 일을 줄여 줍니다.